(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지금까지 김민재의 활약을 지켜 본 바이에른 뮌헨 팬들이 김민재를 단돈 5000만 유로(약 714억원)에 영입했다는 사실에 환호했다.
이탈리아 아레아나폴리는 6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 팬들이 김민재를 헐값에 영입한 사실에 대해 매우 기뻐하고 있다"며 "김민재의 뛰어난 활약은 뮌헨 팬들을 감동시켰다"고 전했다.
매체는 "뮌헨에서 뛰어난 임팩트를 보여준 전 나폴리 센터백 김민재는 마테이스 더리흐트를 밀어내고 뮌헨 중앙 수비진 선발 자리를 차지했다"면서 "실제로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최근 3경기에서 더리흐트에게 제한된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투헬은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듀오를 처음부터 선호하고 있다"고 김민재가 더리흐트를 밀어내고 투헬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투헬은 그동안 김민재를 거듭 칭찬해왔다. 김민재를 향한 투헬의 사랑은 더리흐트가 선발 명단으로 돌아오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더리흐트가 계속 벤치를 지킬 거라고 전망했다.
이번 여름 뮌헨에 합류한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아래 주전 센터백으로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당초 더리흐트와 함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일단 현재까지는 우파메카노와 함께 최후방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 시즌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나폴리에 합류해 첫 시즌을 보낸 김민재는 곧바로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잡으면서 우승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시즌 총 52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나폴리가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르는 걸 도왔다.
김민재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1년 전에는 유럽에서도 변방에 속하는 튀르키예 리그에서 활약했다.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했을 때 보다 강한 팀, 더 강한 선수들을 상대로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란 의문부호가 붙은 건 당연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처음에는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영입으로 여겨졌으나 연일 빼어난 활약으로 나폴리 민심을 사로잡았고, 아예 쿨리발리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가져갔다.
이적 첫 시즌이었음에도 적응기는 필요하지 않았다. 곧바로 주전 센터백으로 도약해 파트너 아미르 라흐마니와 함께 나폴리 후방 수비를 든든히 책임졌다. 김민재는 압도적인 공중볼 장악력, 빠른 스피드, 준수한 빌드업 능력을 보여줬다. 공격 일변도로 나서는 루치아노 스팔레티 당시 나폴리 감독 스타일게 가장 완벽하게 부합하는 수비수였다.
김민재는 리그 35 경기에 출전했고, 그 중 30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전임자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에 불과했던 김민재는 완벽하게 그 공백을 지워버리며 1년 만에 이탈리아 무대를 정복했다. 강력한 공격수들도 김민재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리그 정상급 공격수들을 틀어막은 김민재는 수비 축구 본고장인 이탈리아 리그에서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된 데 이어 팀 동료 조반니 디 로렌초,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빅터 오시멘과 함께 올해의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민재의 활약으로 나폴리는 구단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에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승승장구 했다. 리버풀, 아약스 등 까다로운 팀들과 조별리그 일정을 치러 당당히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비록 8강에서 AC밀란에게 패해 탈락했으나 구단 역사상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많은 팀들의 관심이 쏟아졌고, 김민재의 몸값도 수직상승했다. 베이징 궈안에서 페네르바체로 이적할 당시 300만 유로(약 42억원)를 기록했던 김민재는 페네르바체에서의 활약으로 2000만 유로(약 283억원)에 나폴리로 향했다. 나폴리에서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유럽 축구 이적시장을 다루는 트란스퍼마르크트 기준 6000만 유로(약 857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런 김민재에게 수많은 팀들이 달려들었다. 프리미어리그 강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뉴캐슬 유나이티드, 파리 생제르맹, 바이에른 뮌헨 등이 관심을 보였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이 나폴리가 설정한 바이아웃 금액 5000만 유로(약 714억원)를 지불하며 김민재를 품었다. 바이아웃 덕에 오히려 본래 가치보다 더 싸게 영입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뒤따랐을 정도로 김민재의 가치는 매우 높았다.
뮌헨 팬들도 김민재를 5000만 유로에 영입했다는 사실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 아레아나폴리는 "뮌헨 팬들은 김민재에게 열광하고 있다. 팬들은 '정말 강하다', '수비가 괴물 같다. 훌륭한 수비수를 찾은 것 같다', '뛰어난 선수인데 나폴리에선 적은 돈을 받았다', '몸값이 요동친다. 5000만 유로는 헐값이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비'라고 극찬하고 있다"고 뮌헨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조명했다.
한편, 김민재는 아시아 최초로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은 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을 발표하면서 김민재를 포함시켰다.
수비수로 활약한 아시아 선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건 김민재가 최초다. 김민재는 올해 발롱도르 후보에 유일한 아시아 선수로 포함됐다. 또한 30인 중 수비수는 요슈코 그바르디올(크로아티아), 후벵 디아스(포르투갈·이상 맨체스터 시티)를 더해 3명 뿐이다. 보통 공격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공격수, 그 다음 미드필더가 많은 주목을 받는 데다가 그바르디올은 월드컵에서의 활약, 디아스는 맨시티 트레블 핵심 멤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김민재가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보여줬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지금까지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는 토트넘 홋스퍼 캡틴 손흥민이 지난해 발롱도르에서 기록한 11위다. 손흥민은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2019년 자신이 기록했던 발롱도르 22위 기록을 뛰어넘었다. 발롱도르 시상식은 현지 시간으로 오는 10월 30일 진행될 예정이다. 김민재가 이번 발롱도르 투표에서 손흥민이 기록한 11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주목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