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2루수서 중견수로 이동해선 그린 몬스터 앞에서 점프 캐치 호수비
'나 배지환이야'…더그아웃 향한 배지환의 첫 홈런 세리머니
8회 2루수서 중견수로 이동해선 그린 몬스터 앞에서 점프 캐치 호수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이 '그린 몬스터'를 넘겨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첫 홈런을 터뜨리고 호수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해적 군단'의 활력소로 자리매김했다.
배지환은 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방문 경기에 8번 타자 2루수로 출전해 0-1로 뒤진 2회 전세를 뒤집는 투런 홈런을 쐈다.
2회초 2사 1루의 첫 타석에 들어선 배지환은 보스턴 우완 선발 투수 닉 피베타의 바깥쪽 시속 94.8마일(152.5㎞)짜리 속구를 결대로 밀어 왼쪽 담을 직선으로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쳤다.
MLB서 첫 홈런 터뜨리고 3루를 도는 배지환
빅리그 통산 출전 14경기 만에 나온 첫 대포다. 또 배지환은 이 홈런으로 시즌 첫 타점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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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의 타구 속도는 시속 164㎞, 홈런 비거리는 109m로 각각 측정됐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해 올해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배지환은 1912년 개장해 올해 운영 111년째로 MLB에서 가장 오래된 구장인 펜웨이 파크에서 첫 아치를 그려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를 남겼다.
펜웨이파크의 명물인 그린 몬스터는 높이 11.3m의 왼쪽 펜스를 뜻한다. 펜스 위쪽에도 관중석이 있다.
배지환의 홈런은 그린 몬스터 관중석 1열에 떨어졌다.
피츠버그가 4-1로 승리하면서 배지환의 홈런은 역전 결승포가 됐다.
장타성 타구를 걷어내는 배지환의 환상적인 호수비
배지환과 피츠버그의 또 다른 한국인 타자 최지만, 일본인 요시다 마사타카(좌익수), 대만 출신 장위정(2루수·이상 보스턴) 등 아시아 스타들이 총출동한 이날만큼은 배지환이 가장 빛났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8년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와 계약한 배지환은 2019년 마이너리그 싱글A, 2021년 더블A를 거쳐 2022년 트리플A에 진출했다.
그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1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9(419타수 121안타), 8홈런, 53타점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내·외야를 오가는 폭넓은 수비로 주가를 높인 덕에 빅리그의 부름을 받아 올해 개막전부터 빅리거로 활동 중이다.
풀타임 빅리거의 첫발을 뗀 4경기 만에 배지환은 첫 홈런을 생산했다. 배지환은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홈런 16개를 쳤다.
배지환은 4회 삼진, 6회 땅볼, 9회 외야 뜬공으로 타격을 마감했다. 4타수 1안타를 친 배지환의 시즌 타율은 0.214다.
5번 지명 타자로 출전한 최지만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시즌 타율 0.083을 기록했다.
배지환은 8회에는 2루수에서 중견수로 자리를 옮긴 뒤 라파엘 데버스의 안타성 타구를 점프 캐치로 걷어내는 호수비로 자신의 날을 완성했다.
데버스의 타구는 빠르게 날아가 좌중간 펜스를 직접 때릴 것처럼 보였지만, 타구를 바라보며 펜스 앞에 간 배지환이 적시에 떠 올라 벽에 부딪히며 타구를 걷어내고 활짝 웃었다.